도쿄 여행 중 "진짜 온천 느낌"이 나는 곳을 찾으셨던 분 계신가요? 저도 솔직히 기대 반 의심 반으로 들어섰는데, 에도풍 거리를 걷는 순간 그 생각이 싹 바뀌었습니다. 도요스 만요클럽, 과연 오다이바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곳인지 직접 다녀온 후기를 나눕니다.
사실 처음에는 "도심에 있는 온천이 얼마나 특별하겠어?"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분위기도 좋아서, 관광지 하나 더 보는 것보다 여기서 쉬는 시간이 더 기억에 남더라고요.
다만 오오에도 온천을 경험해본 분들이라면 기대하는 방향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화려한 테마파크형 온천이라기보다는 조용히 쉬고 야경을 즐기는 공간에 가까워서, 사람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것 같았어요.

도요스 만요클럽 온천 에도풍 거리
혹시 일본 료칸(旅館)을 가본 적 있으신가요? 료칸이란 일본 전통 숙박 시설로, 다다미 방과 온천, 가이세키 요리가 어우러진 체류형 문화 공간을 말합니다. 도요스 만요클럽은 입구부터 이 료칸의 감성을 도심 한복판에서 구현하려 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와 남자친구가 "이거 약간 애니메이션 세트장 아니냐"고 했을 정도로, 에도 시대 거리를 재현한 천객만래 골목의 조명과 간판이 분위기부터 달랐습니다. 여기서 정신줄 놓으면 사진 찍느라 시간과 지갑이 동시에 사라지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시설 면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온천수 자체입니다. 만요클럽은 하코네와 아타미에서 끌어온 천연 원천수(源泉, 겐센)를 사용합니다. 원천수란 지하에서 자연적으로 솟아오른 온천수를 인위적으로 희석하거나 순환 처리하지 않고 원래 상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심에서 이 수준의 온천수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만요클럽의 가장 큰 무기라고 봅니다. 실제로 하코네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도 비슷한 수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쿄 일정이 빠듯한 분들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됩니다.
노천탕(露天風呂, 로텐부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노천탕이란 지붕 없이 야외에 조성된 온천으로, 탁 트인 경치를 보며 입욕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밤에 노천탕 쪽으로 나갔을 때 도쿄만 야경이 펼쳐지는 순간, 솔직히 말문이 막혔습니다. 레인보우 브릿지와 도시 불빛이 수면 위로 반짝이는 장면을 보면서 남자친구랑 한참 말 없이 앉아 있었는데, 그 장면이 이번 도쿄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도쿄에서는 늘 관광지 위주로만 돌아다녔지,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풍경을 바라보며 쉬어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온천 자체보다도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시간"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반대로 놀이공원처럼 즐길 거리가 끊임없이 있는 곳을 기대했다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만요클럽은 신나게 노는 공간보다는 조용히 휴식하는 공간에 더 가깝습니다.
10층 족욕 공간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4월 초라 살짝 쌀쌀했는데, 발을 담근 채 도쿄 야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괜히 드라마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둘이 사진 찍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앉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일본 온천 관련 조사에 따르면 족욕(足浴, 아시유)은 혈행 촉진과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입욕 방식으로, 전신탕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도 권장되는 방식입니다(출처: 일본온천협회).
시설 핵심 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위치: 도쿄 도요스 시장 바로 옆, 시조마에 역 도보 5분
- 운영: 24시간 운영
- 입장료: 현장 성인 기준 약 2,200엔 (클룩 등 온라인 사전 구매 시 더 저렴)
- 온천수: 하코네·아타미 천연 원천수 직송
- 주요 시설: 에도풍 천객만래 거리, 노천탕, 족욕 공간(10층), 실내 휴게 공간, 뷔페 식당, 료칸형 호텔
만요클럽 온천 실제 후기
오오에도 온천이 그리운 분들이라면 기대치를 조금 조율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 테마파크 같은 시끌벅적한 감성을 기대했는데, 만요클럽은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오오에도 온천이 입욕객들이 유카타를 입고 왁자지껄하게 돌아다니는 놀이공원형 온천이었다면, 만요클럽은 조용히 도쿄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혼자 혹은 둘이 쉬는 어른스러운 공간에 가깝습니다.
입욕 후 실내 휴게 공간에서 만화책을 보며 누워 있었는데, 하루 종일 도쿄 시내를 걸어다닌 상태라 그런지 몸이 녹는 느낌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둘 다 그대로 잠들 뻔했고, 실제로 "도쿄 여행 중에 이런 쉬는 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나눴습니다. 보통 도쿄 여행 일정은 관광 명소 중심으로 촘촘하게 짜이는데, 이처럼 피로 회복에 특화된 체류형 온천 공간을 하루쯤 끼워넣으면 남은 일정의 컨디션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의외였던 점 하나를 꼽자면, 외국인 관광객보다 일본 현지인 비율이 꽤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관광지 느낌만 강할 거라 예상했는데, 퇴근 후 들른 듯한 일본 직장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부분이 오히려 "현지 감성"을 살려주는 요소가 됐습니다.
저랑 남자친구도 처음에는 "관광객들만 가는 곳 아닐까?"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현지인들이 편하게 쉬러 오는 모습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어요. 오히려 그런 분위기 덕분에 관광지를 방문했다기보다는 일본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 하루를 보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화려한 관광 명소를 돌아다닐 때와는 또 다른 만족감이 있었고, 여행 후반부에 방문한 게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관광청(観光庁) 자료에 따르면 도쿄 도심 온천 시설의 재방문 고객 중 현지 거주자 비율이 60% 이상을 차지하며, 이는 시설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 수준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출처: 일본관광청).
다만 가격 부분은 솔직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도요스 시장 바로 옆이라 음식이 저렴하고 푸짐할 거라 기대하면 현실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천객만래 내 음식 가격을 보는 순간 "와…"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관광지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는 점은 분명히 감안하고 가야 합니다. 온천 내부 식당을 이용하거나 입장권을 온라인으로 사전 구매하면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습니다.
주말이나 저녁 피크타임에는 사람이 꽤 몰리므로, 조용하게 즐기고 싶다면 평일 낮~오후 방문을 권합니다. 저희도 평일 쪽으로 방문했을 때 훨씬 여유롭게 공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근처에 팀랩 플래닛 전시관도 있으니 함께 묶어서 반나절 코스로 짜는 것도 효율적인 선택입니다.
도쿄 여행 일정에 온전히 쉬는 하루를 넣고 싶다면, 만요클럽은 꽤 설득력 있는 선택지입니다. 하코네까지 이동할 여유가 없는 분, 커플 여행이나 부모님과의 여행을 계획 중인 분, 체력 방전된 여행 후반부에 하루 회복이 필요한 분이라면 특히 만족도가 높을 것입니다. 저도 다음 도쿄 여행에서 또 들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