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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가볼만한곳 (익청빌딩, 초이홍아파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by 쎄쎄쎄 2026. 5. 11.

 

처음 홍콩에 갔을 때 저는 야경이랑 쇼핑 위주로만 돌았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방문에서 익청빌딩을 처음 올려다보는 순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수백 번 봤는데도 실제로 서보면 전혀 다른 압도감이 있었거든요. 홍콩에서 뭘 봐야 할지 고민이라면, 이 세 곳만 제대로 가봐도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익청빌딩 — 실제가 훨씬 압도적!

홍콩 여행을 몇 번 다녀오면서 느낀 건, 익청빌딩은 "사진으로 너무 많이 봐서 막상 가면 실망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겁니다. 저도 그 말 때문에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실제로 건물 안에 서서 위를 올려다보는 순간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수십 개 층이 빽빽하게 올라간 구조는 사진으로는 절대 전달이 안 되는 입체감이 있었습니다. 약간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랄까요, 홍콩 누아르 영화 세트장 한복판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익청빌딩은 1960년대에 완공된 고밀도 주거 집합체입니다. 여기서 고밀도 주거 집합체란, 좁은 부지에 최대한 많은 가구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건축 형태를 말하는데, 당시 홍콩의 극심한 인구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생겨난 구조입니다. 실제로 1960년대 홍콩 도시계획 당국은 전후 이민자 급증에 대응해 이런 수직 집적형 주거 모델을 적극 도입했습니다(출처: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 공식 사이트). 지금도 현지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라 방문할 때 소음을 줄이고 사생활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제가 직접 가봤는데, 익청빌딩 주변 로컬 상권 분위기도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관광지화된 센트럴과 달리 현지 빵집이나 작은 슈퍼마켓이 즐비해서, 그냥 골목을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홍콩 서민 생활권의 질감이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이쪽 골목 분위기가 홍콩의 진짜 얼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현재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지금이 이 공간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일 수 있습니다.

방문 시 알아두면 좋은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진 명당은 건물 중앙 통로에서 위를 바라보는 앵글
  • 오전 이른 시간에 방문하면 인파가 적고 촬영 여유가 생김
  • 현지인 생활 공간이므로 조용히 관람하는 매너 필수
  • 주변 로컬 빵집과 마트 구경은 덤으로 챙길 것

초이홍아파트 —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

초이홍아파트는 익청빌딩과 같은 시기인 1960년대에 지어진 공공 임대 주택 단지입니다. 공공 임대 주택이란 홍콩 정부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한 장기 임대형 주거 시설로, 홍콩 전체 인구의 상당 비율이 이런 공공 주거 시스템 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홍콩 주택청(Hong Kong Housing Authority) 자료에 따르면 홍콩 인구의 약 29%가 공공 임대 주택에 거주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큽니다(출처: 홍콩 주택청).

제 경험상 초이홍아파트에서 사진이 제일 잘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파스텔 톤으로 칠해진 건물 외벽과 색이 맞춰진 농구 코트가 어우러지면서 그냥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어도 홍콩 감성 가득한 사진이 완성되더라고요.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지가 된 곳인데, 실제로 가보면 생각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색감이 살아있습니다.

포토 포인트는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 위층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루프탑 농구장입니다. 다만 한 가지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낮 시간대에 오래 머물기는 꽤 힘듭니다. 홍콩 특유의 습도 높은 더위가 개방된 공간에서는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30분 넘게 있었다가 땀을 꽤 흘렸습니다. 오전이나 늦은 오후 시간대를 노리는 게 훨씬 낫습니다. 익청빌딩과 같은 날 동선으로 묶으면 이동 효율이 좋습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솔직히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아무리 길면 얼마나 길겠어. 그런데 막상 가보니 단순히 에스컬레이터를 보러 간 게 아니라 그 일대의 분위기 자체를 즐기러 간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센트럴 비즈니스 디스트릭트(CBD)와 미드레벨 주거 지역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야외 에스컬레이터 시스템입니다. CBD란 도시의 상업·업무 기능이 집중된 중심 업무 지구를 말하는데, 홍콩 센트럴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고밀도 CBD 중 하나입니다. 전체 길이 약 800m, 고도 차이 135m를 커버하는 이 에스컬레이터는 1993년 개통 당시 도시 이동성(Urban Mobility) 문제 해결을 위한 인프라 사례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도시 이동성이란 도시 내 사람들의 이동 편의성과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제가 직접 걸어보니, 에스컬레이터 자체보다 양옆으로 이어지는 골목 분위기가 훨씬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로 작은 카페, 레스토랑, 술집이 촘촘히 들어서 있고, 저녁 시간엔 야외 테라스에서 맥주를 마시는 외국인들 모습이 꼭 영화 한 장면 같았습니다.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베이크하우스나 쿠키 브랜드 제니쿠키도 이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에스컬레이터 라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웨이팅 없이 들를 수 있는 카페들도 중간중간 눈에 들어옵니다.

낮보다는 밤에 가는 걸 추천합니다. 제 경험상 조명이 켜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일대가 홍콩 여행 중 가장 "이래서 홍콩이지" 싶었던 순간이었습니다.

홍콩은 첫 방문이든 재방문이든 이 세 곳을 같이 돌면 홍콩이라는 도시의 결이 훨씬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단순 포토존이 아니라 1960년대에 지어진 공간들이 지금도 현지인의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이 도시를 계속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익청빌딩과 초이홍아파트는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지금 아니면 볼 수 없는 홍콩의 풍경일 수 있습니다. 관광지와 로컬 동선을 함께 계획하고 싶다면, 이 세 곳을 이틀에 걸쳐 나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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