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에서 마카오까지 페리로 단 1시간이면 닿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배 타고 나라를 넘나드는 게 얼마나 번거롭겠어"라는 생각이 앞섰는데, 직접 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홍콩 일정 하루만 비워도 마카오를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는 걸 몸으로 확인한 경험이었습니다.
페리 예약과 터미널 탑승: 코타이젯 vs 터보젯
페리를 예약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이 "코타이젯이냐, 터보젯이냐"입니다. 두 선사 모두 홍콩과 마카오를 오가는 고속 쌍동선(catamaran ferry)을 운항합니다. 쌍동선이란 선체 두 개를 나란히 연결한 구조의 배로, 일반 단일 선체보다 파도에 흔들림이 적고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덕분에 1시간 남짓이면 마카오에 닿을 수 있습니다.
두 선사의 가장 큰 차이는 도착 터미널 위치입니다. 터보젯은 주로 마카오 반도 외항 터미널에 도착하고, 코타이젯은 타이파(Taipa) 페리 터미널을 이용합니다. 타이파 터미널은 코타이 스트립, 즉 대형 카지노 리조트들이 밀집한 신도심과 가깝고, 외항 터미널은 세나도 광장이나 성 바울 성당 유적 같은 역사 지구에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전에 코타이젯으로 타이파에 먼저 내려 코타이 스트립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세나도 광장 인근 외항 터미널에서 터보젯을 타고 돌아오는 동선을 택했습니다. 같은 노선이라도 출발지에 따라 동선이 크게 달라지니 숙소 위치와 여행 동선을 먼저 정하고 배편을 고르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편도를 각각 다른 선사로 나눠 타는 방법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를 모두 경험할 수 있고, 배 내부 분위기도 비교해볼 수 있어서 여행 자체가 더 풍성해지더라고요.
출발지 셩완 페리터미널(Shun Tak Centre Ferry Terminal)은 홍콩 지하철 셩완역과 바로 연결됩니다. 사전 예약 없이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제가 직접 써봤는데 줄이 꽤 길고 정신이 없어서 여행 시작 전부터 체력이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클룩(Klook) 같은 OTA(Online Travel Agency)를 통해 미리 예약하면 할인가에 QR 티켓을 발급받아 매표소를 건너뛸 수 있습니다. OTA란 항공·숙박·액티비티를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여행 플랫폼을 뜻합니다. 편도 기준 3만 원대 초반이고, 쿠폰 적용 시 7천 원 내외까지 추가 절약이 가능했습니다.
탑승 절차도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QR 티켓을 창구에 제시하면 종이 탑승권으로 바꿔주고, 게이트에서 한 번 더 스캔 후 자리를 배정받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마카오는 중국 특별행정구이지만 홍콩과는 별도의 출입국 심사를 거칩니다. 여권이 없으면 탑승 자체가 불가능하니 반드시 지참해야 합니다.
핵심 포인트:
- 코타이젯 → 타이파 터미널 도착 (코타이 스트립, 카지노 리조트 밀집 지역 접근 유리)
- 터보젯 → 마카오 반도 외항 터미널 도착 (세나도 광장, 역사 지구 접근 유리)
- 편도 가격 3만 원대 초반, OTA 할인 적용 시 추가 절감 가능
- 여권 필수 지참 (미소지 시 탑승 불가)
- 첫 배 오전 7시 30분, 막배 오후 11시 이전 출발
실제로 타보니: 배 안 분위기와 마카오 도착 후 이동
코타이젯에 탑승했을 때 먼저 놀란 건 배의 규모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작은 연락선 수준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국내 고속버스보다 좌석 간격이 넓고 캐리어 수납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수하물 허용 기준은 1인당 20kg으로, 일반적인 위탁수하물(checked baggage) 기준과 비슷합니다. 위탁수하물이란 본인이 직접 들지 않고 별도 공간에 맡기는 짐을 의미하며, 초과 시 추가 요금이 발생합니다.
뱃멀미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는 편입니다. "당일치기는 멀미 때문에 힘들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기상 조건이 좋은 날 탔기 때문인지 파고가 거의 없었고 큰 버스를 탄 느낌 정도였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홍콩 침사추이 스카이라인이 멀어지는 걸 보는 건 이동 자체가 여행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만 계절과 기상 상황에 따라 흔들림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멀미에 민감한 분이라면 전정기관(vestibular system) 안정을 위한 멀미약을 탑승 30분 전에 복용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전정기관이란 귀 안쪽에 위치해 몸의 균형과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배의 흔들림이 클수록 이 기관이 자극을 받아 멀미가 유발됩니다. 홍콩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홍콩~마카오 페리 구간은 약 60km의 주강 하구를 가로지르는 항로로, 조류와 계절풍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출처: 홍콩 관광청).
터보젯으로 돌아올 때는 배 내부 좌석 소재가 코타이젯보다 약간 단단한 느낌이었고 배 자체도 다소 작았습니다. 탑승하자마자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캐릭터가 실물 크기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어서 순간 당황했습니다. 디즈니와 콜라보한 래핑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포토존이 생기는 것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였습니다.
마카오 입국 후에는 무료 셔틀버스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카지노 리조트들이 터미널과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상시 운행하고 있습니다. 각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는 예약 없이 탑승 가능하며, 주요 노선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 택시 없이도 대부분의 관광지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마카오 관광청에 따르면 마카오는 연간 3천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하는 아시아 주요 관광 허브로,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출처: 마카오 관광청).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셔틀 덕분에 하루 종일 교통비를 거의 쓰지 않고도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를 모두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홍콩 여행 중 하루를 비워 마카오를 다녀오는 일정은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전부터 움직여서 홍콩으로 돌아오면 밤에는 꽤 녹초가 됩니다. 그래서 당일치기 다음 날 일정은 가급적 여유 있게 잡아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다만 이동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 나라가 바뀌는 순간 공기와 거리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그 느낌은 마카오를 굳이 별도 일정으로 가야 하는 이유를 되묻게 만들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홍콩 마카오 페리는 "나라 이동치고는 부담이 없다"와 "그래도 체력 관리는 필요하다"는 두 시각이 공존하는 이동 수단입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분이라면 OTA 사전 예약, 터미널 위치 확인, 멀미약 준비 이 세 가지만 챙겨도 이동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홍콩 일정이 3박 이상이라면 하루 빼서 다녀오는 것,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