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날 밤, 짐 싸면서 괜히 검색창에 "마카오 더위 얼마나 심해요"를 쳐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이번 마카오는 남자친구와 둘이, 관광보다 쉬는 여행을 목표로 잡았는데, 막상 가보니 숙소 선택이 여행 만족도의 거의 전부였습니다. 안다즈 마카오를 선택한 이유와, 실제로 머물면서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마카오 '쉬는 여행지'
마카오 하면 카지노와 화려한 야경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저도 대학생 때는 세나도 광장, 성 바울 성당 유적지 같은 관광 명소만 종일 돌아다니는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완전히 달랐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느낀 건 "이 더위에 밖에서 버틸 수 있을까"였습니다.
마카오의 여름 기후는 고온다습(高溫多濕) 환경으로 분류됩니다. 고온다습이란 기온과 습도가 동시에 높아 체감 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훨씬 높게 느껴지는 기후 조건을 말합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아열대 몬순 기후권에 속하는 마카오는 6월에서 9월 사이 평균 기온이 30도를 넘고, 습도는 80% 이상을 유지합니다(출처: 마카오 기상청). 조금만 걸어도 등이 축축해지는 느낌, 직접 겪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강도가 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조트 내 동선이 짧고, 실내 이동이 잘 되어 있는 곳을 찾게 되었고, 안다즈 마카오가 갤럭시 마카오 리조트 단지와 실내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밖을 나가지 않아도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더위에서 얼마나 큰 메리트인지는, 가보면 바로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
안다즈 호텔 무료시설 5곳
"호텔 부대시설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안다즈 마카오에서 그 생각이 꽤 많이 바뀌었습니다. 객실 키카드 하나로 다음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안다즈 라운지 (오전 10시~오후 7시, 해피아워 오후 5시 30분 ~ 7시포함)
- 실내 수영장 (오전 7시~오후 9시, 온수풀 운영)
- 피트니스 센터 (24시간, 객실 키카드로 출입)
- 갤럭시 키즈클럽 (오전 10시~오후 6시 45분)
- 그랜드 리조트 덱 워터파크 (오전 10시~오후 6시)
이 중에서 제가 직접 써봤는데 기대보다 훨씬 좋았던 곳은 라운지와 워터파크였습니다. 라운지는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와 유사한 구조로 운영됩니다. 애프터눈 티란 차와 간단한 다과를 함께 즐기는 영국식 휴식 문화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안다즈 라운지에서는 쿠키와 견과류, 과일 음료부터 해피아워 시간대의 시그니처 칵테일과 와인까지 제공됩니다. 북적이는 관광지 분위기가 아니라, 조용히 앉아서 음료 한 잔 마시며 쉬는 공간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밖에 안 나가도 충분히 여행 온 기분이 났습니다.
워터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호텔 워터파크 수준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랜드 리조트 덱(Grand Resort Deck)은 파도풀, 유아용 아쿠아존, 워터슬라이드, 인공 해변까지 갖춘 마카오 최대 규모의 야외 워터파크입니다. 아쿠아존(Aqua Zone)이란 물놀이 특화 구역으로, 수심이 낮고 안전장치가 갖춰진 어린이 전용 물놀이 공간을 뜻합니다. 제가 직접 가보니 입장 인원이 상당히 많았고, 오전 일찍 자리를 잡는 것이 확실히 유리했습니다.
키즈프렌들리 호텔
이 부분이 솔직히 글을 쓰면서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포인트입니다. 안다즈 마카오는 키즈프렌들리 호텔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이가 없는 커플이나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여행에도 충분히 좋은 숙소였습니다.
키즈프렌들리(Kids-Friendly)란 영유아부터 초등학생 연령대 어린이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서비스가 설계된 숙박 환경을 의미합니다. 갤럭시 키즈클럽은 교육형 실내 놀이 공간으로, 블록 놀이, 역할놀이, 미끄럼틀, 독서 등의 테마존이 운영되고, 사전 예약 시 미술이나 베이킹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이 공간만으로도 반나절이 거뜬하게 채워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저처럼 아이 없이 온 여행자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실내 수영장은 온수로 운영되어 날씨 관계없이 들어갈 수 있고, 6층에서 마카오 시티뷰를 내려다보며 수영하는 경험 자체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피트니스 센터 역시 24시간 운영에 러닝머신, 웨이트존, 스트레칭 공간까지 잘 갖춰져 있어서 여행 중에도 루틴을 유지하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한 가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처음에 호텔 규모가 너무 커서 길을 몇 번 헷갈렸습니다. "여기가 호텔인가 쇼핑몰인가" 싶을 정도로 구조가 복잡한데, 엘리베이터와 실내 연결 통로가 잘 갖춰져 있어서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합니다. 특히 이동 동선이 평탄하게 설계되어 있어, 부모님을 모시고 온다면 무릎 부담이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관광을 목표로 하는 여행자보다, 리조트 안에서 느긋하게 머무르는 호캉스(Hotel + Vacance)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잘 맞는 숙소입니다. 호캉스란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호텔 내 시설을 중심으로 휴양을 즐기는 여행 방식을 뜻합니다.
여행 스타일로서의 호캉스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내외 여행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여행자의 피로 회복과 재충전을 목적으로 한 숙소 중심 여행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팬데믹 이후 '느린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마카오는 밖을 열심히 돌아다니는 도시라기보다, 좋은 호텔에 머물면서 야경 보고, 수영하고, 맛있는 것 먹는 여행이 훨씬 잘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그걸 직접 확인했고, 다음에 부모님과 함께 온다면 안다즈 마카오를 다시 고를 것 같습니다. 숙박 전 갤럭시 키즈클럽 예약 가능 여부와 워터파크 운영 일정은 계절마다 달라지니, 방문 전에 반드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길 추천합니다.